필자는 현대 아이오닉 5를 탑니다. 저의 열여덟 번째 자동차이자 두 번째 전기차인데요. 지난 몇 년간 혹독한 기변병에 시달렸지만 이 녀석을 만나고 말끔히 치료됐습니다. 그만큼 만족스럽다는 증거이지요.
다만 제가 타고 있는 건 주행거리가 짧은 버전인 ‘스탠다드’입니다. 보통은 롱레인지 모델을 선호합니다. 장거리 운전과 충전의 번거로움을 고려해 배터리 용량이 넉넉한 차량이 인기 있는데요. 그걸 누구보다 잘 알면서도 일부러 구매했습니다. 중고차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아이오닉 5 스탠다드. 이 친구와 19개월간 함께하며 느낀 장단점들을 낱낱이 알려드리겠습니다.
아이오닉 5 스탠다드를 추천하는 3가지 이유
1. 가성비 넘치는 스탠다드
아이오닉 5 스탠다드를 선택한 건 오로지 가성비 때문입니다. 가성비 면에서 이만한 차량이 없었거든요. 우선 출고가가 꽤나 합리적입니다. 실제 출고가는 3,600만원 수준인데요. 값만 놓고 보면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와 비슷합니다. 급에 비해 저렴한 가격표를 달고 나온 셈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전료는 하이브리드보다 훨씬 저렴합니다. 운용 관점에서도 가성비가 아주 좋은데요. 실제로 28,000km 타는 동안 충전비로 지출한 돈은 단순 계산 상 1,120,000원에 불과합니다(카드사 할인 포함). 취득세 할인이나 고속도로 통행료 할인까지 녹이면 차이는 더욱 벌어집니다. 따라서 유지비 때문에 하이브리드를 고민하고 있는 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은 모델입니다.
10,000km 유류비 비교 | |||||
더 뉴 투싼 하이브리드 2WD (공인 연비: 16.2km/L, 휘발유: 1,633원/L) |
아이오닉 5 스탠다드 2WD (공인 전비: 5.1km/kWh, 충전비(완속): 324.4원/kW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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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8,025원 | 636,078원 |
2. 스탠다드도 괜찮아요
배터리 용량은 58kWh에 불과합니다.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가 짧아 자주 충전해줘야 하는데요. 저 또한 이 부분이 가장 우려스러웠지만 실제로 운용하는 동안 크게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집밥’이 있다면 출퇴근용으로 문제될 건 전혀 없고요, 고속도로 주행 시에는 초급속 충전기에 20분만 물리면 어디든 갈 수 있습니다. 배터리 용량이 적으니 그만큼 충전 속도도 더 빠른 거죠. 충전기 꽂고 화장실 다녀오면 보통 80%까지는 충전되어 있어 불편함이 없습니다.
2023년형 아이오닉 5 제원 | ||||
모델 | 스탠다드 2WD | 스탠다드 4WD | 롱레인지 2WD | 롱레인지 4WD |
배터리 용량 | 58kWh | 58kWh | 77.4kWh | 77.4kWh |
공인 전비 | 5.1km/kWh | 4.8km/kWh | 5.2km/kWh | 4.7km/kWh |
주행가능거리 | 336km | 319km | 458km | 417km |
최고출력 | 170마력 | 235마력 | 228.5마력 | 325마력 |
3. 옵션도 의외로 많아요
저가형 모델들은 편의장비 면에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가령 아반떼 기본형은 통풍시트를 누릴 수 없게끔 해놨습니다. 옵션 선택의 자유도를 떨어트려 윗급으로 유도하는 식인데요. 하지만 아이오닉 5 익스클루시브는 기본형으로 살지라도 웬만한 건 다 있습니다. 웬만한 국산 중형급 SUV 수준이에요.

흔히 말하는 ‘손따’, ‘엉따’는 물론이고 통풍 시트까지 기본이고요. 주행보조 장치로 일컫는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은 물론, 차로유지보조까지 전부 기본으로 달고 나와 편의성은 차고 넘치는 수준입니다. 물론 옆차로 차량을 인식하는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나, 뒷좌석 열선 같은 것들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중고로 구매하실 땐 이런 것들을 꼼꼼히 따져봐야겠죠.
주요 편의장비 |
전방 충돌방지 보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유지 보조 LED 헤드램프 이중접합 차음 유리 가죽 열선 스티어링 휠 앞좌석 열선·통풍 운전석 8way 전동시트 2열 슬라이딩&리클라이닝 시트 듀얼 풀오토 에어컨 전동식 파킹브레이크 오토홀드 12.3인치 디지털 클러스터 12.3인치 내비게이션 내비게이션 무선 업데이트 등 |
아이오닉 5 스탠다드 단점
1. 여전한 ICCU 이슈
최근 현대·기아의 전기차를 중심으로 ICCU 결함 문제가 불거지고 있습니다. 특정할 수 없는 이유로 주행이 불가한 경우가 종종 있는데요. 제조사 측에서는 마땅한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 않아서 심적으로 불안한 마음이 듭니다. 현재까지 스탠다드 모델에서 ICCU 문제가 대두된 적은 없습니다만 그래도 불안한 건 매한가지예요.
2. 싸게 산 만큼 싸게 팔아야 합니다
아무리 ‘좋다’고 말한다 한들, 실제 소비자들은 롱레인지를 선호합니다. 그렇다 보니 중고 시장에서의 감가율이 롱레인지보다 큰 편이죠. 차주 입장에서는 솔직히 배 아픈 이야기인데요. 바꿔 말하면 중고 구매자 입장에서는 스탠다드의 가성비가 더더욱 좋다는 이야기도 될 수 있겠습니다.
3. 전기차는 다 빠르다고요?
전기차의 대표적인 장점 중 하나로 폭발적인 가속력을 꼽습니다. 하지만 이 녀석은 이야기가 살짝 다릅니다. 제원 상 최고출력이 롱레인지보다 낮은 170마력에 불과하거든요(2WD 기준). 물론 내연기관 자동차들보다는 빠르게 튀어 나가지만 한계가 분명합니다. 시속 80km만 돼도 갑갑한 느낌이 들어요. 특히 고속도로에서 추월 가속할 땐 ‘조금만 더’를 속으로 외치기도 합니다. 따라서 성능 때문에 전기차를 고려하는 분들께는 추천드리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오닉 5 스탠다드는 분명 추천할 만한 선택지입니다. 효율이나 경제성 면에서 이 녀석을 따라올 전기차는 없다고 봐요. 저렴한 입문용 전기차를 찾고 있다면 무조건 살펴 보시길. 헤이딜러 마켓에서는 관심 차량 알림 설정이 가능하니 이 기능 꼭 활용하셔서 딱 맞는 매물 찾으시길 바랍니다.
이상 헤이딜러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