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저 IG 하이브리드, 그랜저, 중고 그랜저, 헤이딜러, 헤이딜러 마켓

수년 전, 직장 상사가 한껏 상기된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새로 뽑은 그랜저를 타고서 출근하는 길이더군요. ‘성공의 상징’이라 여겨지던 녀석이기에 너도나도 축하한다는 분위기였지만, 사실 저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습니다. 대학 졸업장에 잉크도 안 말랐던 저에게 그랜저란 ‘그냥 아저씨들 타는 차’에 불과했으니까요.

그로부터 8년이 지났습니다. 그 사이 30대 중반에 접어들었고, 가족도 생기고, 곧 자녀도 태어납니다. 카라이프 역시 180도 바뀌었습니다. 86과 M2를 최고로 여겼던 제가, 어느 순간 헤이딜러 마켓에서 ‘가성비 좋은 패밀리카’를 기웃거리게 되더군요.

이렇게 만나게 된 저의 19번째 자동차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3개월간 5,000km를 주행하며 느낀 장단점을 솔직하게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헤이딜러 마켓에서 구매한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필자가 구매한 건 2018년형 그랜저 IG 하이브리드입니다. 직장 상사가 구매했던 바로 그 시절 나온 차입니다. 당시 3,000만 원 후반은 줘야 했던 녀석이 이제는 2,000만 원 초반이면 살 수 있습니다. ‘역시 중고차가 합리적이지’라는 생각에 연신 주억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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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헤이딜러 마켓에서 구매했습니다. 주행거리 49,000여km에 보험이력 하나도 없는, 이른바 ‘민트급’ 중고차를 들였는데요. 5,000km를 타는 동안 아무 탈 없이 저와 저의 가족의 발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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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반떼·쏘나타에선 느낄 수 없는 디테일

이 녀석은 ‘썩어도 준치’라는 표현이 딱 어울립니다. 단종된 지 몇 년이 흘렀지만 곳곳에서 여전히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묻어납니다. 특히 인테리어 소재나 마감 면에서 준대형 차급만의 디테일이 돋보입니다. 아반떼나 쏘나타에서는 누리기 어려운 ‘한끗’ 같은 게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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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것들입니다. 일단 순정 매트가 두껍습니다. 마감재 역시 인테리어 곳곳에 충실히 발랐습니다. 벤츠처럼 창틀과 트렁크까지 꼼꼼하게 마감해 놨고, 필러 트림에도 직물을 덧댔습니다. 심지어는 천연가죽도 뭔가 더 부들부들한 느낌입니다. 눈과 손이 닿는 곳곳에 신경 쓴 티가 제법 많이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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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0보다 넓은 실내 공간

실내 공간은 ‘광활하다’ 싶을 정도입니다. 2열 레그룸은 물론, 트렁크 공간 역시 여유로워 패밀리카로서의 활용성이 우수합니다. 물론 가솔린 모델에 비하면 트렁크의 좌우 폭이 살짝 아쉽지만, 이만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절충형 유모차도 거뜬히 실을 수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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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곰탕 같은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

사골처럼 푸욱 고아낸 2.4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의 조합도 나무랄 데 없습니다. 5,000km 타는 동안 누적 연비는 18.0km/L. 출근길엔 L당 20km도 가뿐히 기록합니다. 특히 장거리 주행 시 만족도가 높은데요. 과거 소유했던 쏘렌토 하이브리드에 비하면 고속에서의 힘은 물론 항속 연비까지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쪽이 더 낫다는 생각입니다. 역시 배기량이 깡패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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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보다 더 괜찮은 주행감까지

하체도 퍽 마음에 듭니다. 중고차이기 때문에 원래 컨디션이 아닐 것임을 감안하고 봐도 너무 괜찮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부드럽지만, 코너에서는 차체의 움직임이 산뜻합니다. 굽잇길이 반복되는 곳에서도 요리조리 잘 달리죠. 신형의 물컹물컹한 승차감을 둔하고 따분하다고 느낀 분이라면, 그랜저 IG는 분명 만족할 만한 세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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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치처럼 구는 변속기

물론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변속기입니다. 앞서 말했듯 엔진과 모터의 궁합은 좋습니다. 하지만 엔진이 힘들게 만들어낸 힘을 변속기가 다 깎아 먹는 느낌이랄까요?

구체적으로 가속에 따른 반응이 한 박자씩 늦습니다. 특히 도로 합류 구간이나 추월 가속이 필요할 때에는 답답하게 굴 때가 많죠. 게다가 정체 구간에서 엔진이 켜질 땐 이따금씩 변속 충격도 강하게 느껴져 아쉬움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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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가래 끓는 듯한 엔진 사운드

엔진 소음도 달갑지 않습니다. 전반적인 정숙성은 수준급이나, 엔진이 켜지면 칼칼한 음색이 일순간 분위기를 깨뜨립니다. 엔진 회전에 따른 진동도 불쾌합니다. 실제 속도보다 더 빠른 듯한 박진감(!)까지 선사하죠. 하이브리드의 숙명일지라도 이 녀석의 차급을 생각하면 항상 물음표가 따라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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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 이거 고장난 거 아닙니다.

가장 흠잡고 싶은 부분은 운전대 감각입니다. 그랜저 IG 하이브리드는 랙 구동형이 아닌 칼럼타입 전동 파워 스티어링을 채택했습니다. 네, 한 때 말 많던 C-MDPS입니다. 물론 조향감은 초기형 MDPS보다 훨씬 또렷합니다. 하지만 주차나 유턴 시 운전대를 돌릴 때에는 모터의 반발력 때문에 이질감이 들 때가 종종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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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직선 도로에서의 운전대 중심감이 다소 헐겁습니다. 쭉 뻗은 길을 달리면 한쪽으로 쏠리는 경향도 있는데요. 휠 얼라인먼트 조정과 타이어 위치 교환을 했지만 도통 나아지지 않습니다. 구조적인 한계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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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총평

8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직장 상사를 더 열렬히 축하해줄 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자동차판에는 이런 말이 있죠. “급은 무시 못 한다”고. 그랜저가 딱 그렇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그 가치는 여전합니다.

중고차 시장에서 2,000만 원 초반으로 탈 만한 세단을 찾고 있다면 무조건 살펴봐야 할 모델, ‘그랜저 IG 하이브리드’의 주행기를 여기서 마칩니다. 지금까지 곤잘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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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첨) 그랜저 IG 하이브리드 살 때 참고할 것들

– 뒷좌석 폴딩 기능 없음

– 골퍼들은 골프백 넣다가 당황할 수 있음

– 트렁크 아래 여유 공간 없음

– 트렁크에 자잘한 물건을 숨길 데가 마땅치 않음

– 차로 유지 보조 없음

– 차로 이탈방지 보조는 있으나 2018년형까지는 옵션이었음

– 2019년형부터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기본(2018년 10월 22일 이후)

– 옵션 선택지가 너무나 다양함

– 구매 전 어떤 옵션이 달려 있는지 꼼꼼하게 살펴볼 것

– 그래도 모르겠다면, 헤이딜러 마켓에 반드시 문의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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